선생은 당시 잦은 병화(兵火)로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휼(救恤)하고 위무(慰撫)하며, 과거제도를 개혁하여 사습(士習)을 바로 진작하고 현사(賢士)와 인재(人才)를 고루 등용하여, 군역(軍役)을 균등히 하고 산성(山城)을 중수하여 장차 다가올 국가위란에 대비하며, 대동법(大同法)을 널리 시행하여 공평한 조세(租稅) 정의(正義)를 실현하고 뿌리 깊은 방납(防納)의 폐단(幣端)을 바로잡음으로써, 삼황오제(三皇五帝)에 버금가는 왕도(王道)를 확립할 것을 줄기차게 주창(主唱)하시었다.

그러나 이같은 덕치(德治)의 실현을 위하여 일생을 헌신하신 선구적 개혁노력과 국사(國事) 전반에 걸친 원대(遠大)하고 투철한 경세철학(經世哲學)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구습에 젖어 현실에 안주(安住)하려는 조신(朝臣)들의 편협한 반대로 인하여 그 뜻을 다 펴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