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의 무신. 자는 효백(孝伯) 또는 자신(子愼), 호는독암(獨庵), 본관은 풍양(豊壤).한평군(漢平君) 익정(益貞)의 손자이며 진사(進士) 팽(彭)의 아들이다. 중종 11년(1516) 사마시(司馬試)를 거쳐 중종 15년(1520) 별시문과(別試文科)에 을과(乙科)로 급제하여 주서(注書)를 제수받고 이어 부수찬(副修撰)·정언(正言)·수찬(修撰) 등을 역임하고, 중종 19년(1524) 이조정랑(吏曹正郞)에 추천되었으나 당대의 권신 김안로(金安老)의 반대로 취임하지 못하다가, 2년 후 (1526) 지평(持平)이 되었고, 이 해 이조정랑에 비로소 전임되었다. 그 뒤 사헌부장령(司憲府掌令)·사간(司諫)·전한(典翰) 등을 지낸 다음 중종 26년(1531) 사섬사정(司贍寺正)으로 있을 때 심정(沈貞)의 일당이라는 김안로의 탄핵으로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집 몇 칸을 짓고 호를 「독암 (獨庵)」이라 한 후, 오직 학문에만 열중하여 《독암유고》를 남겼는데, 그후 그가 살던 집을 「독암유지(獨庵遺址)」라고 불렀다. 중종 32년(1537) 김안로가 사사(賜死)되자 신원되었고, 이어 도승지(都承旨)에 증직되었다. 사후 186년 후인 숙종 42년(1716)에 안양의 인사들이 호계동에 창강서원(滄江書院 또는 호게서원)을 짓고 증손 조속과 함께 제향하였다. 묘는 양주군 주내면 광사리에 있고, 묘표는 박필주(朴弼周)가 찬(撰)했다. 타고난 성품이 단정하고 효우(孝友)가 깊었으며, 사람을 대하거나 사물을 접함에 있어 화기가 혼연하여 털끝만큼의 습성도 없었다. 또 사학(詞學)이 매우 높아 그 시집이 간행되었는데 읽어보면 온후하고 돈후한 교양이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유생으로 있을 때는 항상 걸어다녔다. 만약 비가 오면 비옷(도롱이)을 입고 나막신을 신고 다녔는데 도중에 신이 끊어지면 나막신을 벗어들고 성균관에 들어갔다. 부인은 경주이씨로 헌납(獻納) 이잠(李箴)의 딸인데 남대문 밖에 살 때에 울타리 안에 조시(일찍 익은 감) 두 주가 있어 감이 주렁주렁 매달리자 지나가는 사람들이,「조시가 저렇게 만발하였으니 따다가 팔면 그 수익이 얼마나 될까」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크게 수치로 여기며,「사대부가에서 과실수를 심어 이익을 취한다는 소리가 나면 어떻게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느냐」며 즉시로 그 나무를 벤 후 집을 팔고 이사했다.

- 참고문헌 -

『중종실록』

『국조문과방목國朝文科榜目』

『과천읍지』, 『풍양조씨세보』

『풍양조씨세록』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조종경묘표명』

『안양시지(安養市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