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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계자
작성일 2010-12-05 (일)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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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병은 젖을 바르면 낫는다는데
         눈병은 아리따운 여자의 젖을 바르면 낫는다는데 문화를

http://sunonthetree.blog.me/100010495739" height="13" alt="복사" src="http://blogimgs.naver.com/nblog/btn_urlcopy.gif" width="21"> http://sunonthetree.blog.me/100010495739

본글은 본인이 10여년 전에 번역출간한 본인의 14대 조 화천공 휘 즙이 동지성절사로 북경에 갔다가 온 기행일기문인 <뱃길로간 북경기행>과 당시 인조반정을 한 이후 명나라 희종에게 인준을 받으러간 석루 이경전 등 봉전주문사일행과 한 여관에서 유숙하면서 서로 주고 받은 최고 엘리트들의 수창시 중에서 뽑아 동산현관이라는 블로그 운연자님께서 올린 것을 보고 여기에 옮겨 왔습니다.

*제목이 좀 선정적이라서 여기에 올리기 면구스럽습니다마는 블로그 주인의 의도를 존중하여 그냥 올렸으니 만일 부적합하다고 생각되시거든 제목을 고쳐주세요.

그리고 옛 선인들의 시문에 대하여 본란의 방문자들의 호응이 좋기에 이렇게 올립니다.
청계자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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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선조대왕 때 출생해 선조와 광해군을 거쳐 인조 9년까지 살았던 조즙(호: 花川)이란 분은 인조가 쿠데타로 집권한 인조 1년, 곧 서기 1623년에 예조참판이란 위치에서 중국 명나라에 가는 사신단의 정사, 곧 단장으로서 북경을 방문한다. 이 때의 임무는 동지라는 절기에 맞춰 중국의 역서를 받는 동지사(冬至使)와 중국황제의 탄신 축하를 위한 성절사(聖節使), 그리고 중국 황제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사은사(謝恩使) 등 3 가지를 동시에 해야하는 것인 만큼 상당히 중대한 행차였다.

중국 사신의 행차는 보통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사(正使)·부사(副使)· 서장관(書狀官) 각 1명, 대통관(代通官) 3명, 호공관(護貢官) 24명이다. 그런데 이같은 공식 사절 외에도 이들을 따라가는 종인(從人) 250여명이 이들과 함께 중국에 간다. 이처럼 많이 가는 이유는 이 사신행차가 중국의 황제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이지만, 황제에게 예물을 올리면 중국에서도 예물을 보내주는, 일종의 공무역이기 때문이다. 중국에 갖다주는 예물은 일정하지 않으나 황제에게는 모시·명주·수달피·화석(花席) 등을, 황후에게는 모시·명주·화석 등을 선사하였다. 예물을 정하는 것은 호조에서 맡아 하였는데, 사신과 함께 물건을 선택하면 왕이 친히 본 뒤에 최종적으로 결정하였다. 사절단을 따라가는 종인들은 중국에서 각종 물품을 구입하거나 물물교환해서 조선으로 가져와 이를 민간에 팔거나 넘기게 된다. 사절단은 해마다 10월 말이나 12월 초에 출발하여 3월 말이나 4월 초에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그런데 화천공 조즙이 이끄는 사신단이 북경에 갔을 때에 북경에는 다른 사신들이 벌써 와 있었다. 인조가 광해군을 몰아내고 반정을 한 뒤에 중국 천자로부터 국왕으로서의 인준인 봉전(封典)을 받기 위해 인조 1년 3월에 주문사(奏聞使)를 보내었는데, 이때 좌참찬 이경전(李慶全)이 정사로, 백사(白沙) 윤훤(尹暄)이 부사로, 경정(敬亭) 이민성(李民宬)이 서장관으로 차출되어 중국의 북경에 갔었다. 그러나 당시 중국 천자인 희종(熹宗)은 인조가 불법으로 광해군을 몰아내었다는 의심을 가지고 조사관을 우리나라에 보내어 자세한 전말(顚末)을 알아오게 하였다. 그러나 조사관은 그 해가 다 가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봉전 또한 내려지지 않았다. 이리하여 다급해진 조선의 인조는 동지사인 조즙에게 중국에 가거든 주문사와 힘을 합쳐 봉전을 받은 뒤에 함께 돌아오라고 하였다. 화천공은 북경에 도착한 뒤에 주문사 등과 힘을 합쳐 여러 방면으로 주선한 결과 마침내 봉전을 받아 4월 달에 돌아왔다.

조즙은 인조 1년 윤10월 20일에 북경에 도착하여 다음해 4월에 배를 타고 우리나라 선사포(宣沙浦)에 도착할 때까지 6개월 동안 결국 먼저 간 사신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고 이 때에 많은 글들을 나누었다. 이 때에 서로 주고받은 시들을 모아놓았는데, 이 작품집의 이름은 <연행수창록燕行酬唱錄>으로, 말하자면 당시 조선에서 최고의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사상이나 감정 및 당시 만주족의 침입으로 복잡하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중국 사정들을 시로서 표현한 작품들이기에, 최고 지성들의 생각과 그 생각의 표현방법들을 자세히 엿볼 수 있어서 크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런 시 가운데 재미있는 것이 최근 알려졌다. 당시 화천 조즙은 마침 안질(眼疾)이 났기에, 눈에 쌍옥고라는 약을 발라도 소용이 없으므로, 속설에 여자의 젖을 직접 눈에 넣으면 좋다는 것이 생각나 이를 넣어보고 싶다고 시에다 표현했다. 그러자 여러 사신들이 이에 대해 반론을 시로 썼고 이에 대해 또 다른 사신이나 조즙 자신이 반론을 쓴 것들이 어우러져 당시 엘리트 문인들의 고상한 해학세계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원문은 다소 어려운 한문으로 돼 있는데 먼저 이 사건의 발단부터 보자

<1>
먼저 조즙은 "나는 눈병이 매우 심하여 의학에 관한 서적을 찾아보니 황연(黃連)을 잘게 쓸어서 고약을 만든 뒤에 그것을 젖에 타서 바르면 낫는다고 하기에 여러 날 시험해 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황연은 옥연(玉連)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으로 쌍옥고(雙玉膏)를 만들었다. 나는 이 쌍옥고에 대하여 노래를 지어 주문사(奏文使)가 거처하는 동관에 보내어 한번의 웃음거리로 삼기로 했다"며 일종의 희롱을 걸었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옥연 중에 가장 좋은 품종이 무양(巫陽)에서 나는데
맛이 쓰고 차가운 느낌을 가진 데다가 모양은 꿰놓은 구슬 같지.
그리고 어떤 아리따운 여자가 옥동자를 나아
좋은 젖을 짜서 눈에 바르도록 하여 빛을 보게 하였지.
쓴맛과 단맛을 고르게 섞어서 고약을 만들어 바른 뒤
하룻밤을 자고 나니 아교와 옻이 합쳐진 듯하였네.
쌍옥이라는 그 이름, 어찌 아무 의미가 없이 썼겠는가?
책에는 눈병이 잘 낫는다고 하였지.
어제도 오늘도 시험해 보았지마는 약을 최초로 발명한
신농씨도 나를 속였는가 효험이 조금도 없는 걸.
또 듣자니 옛날 유명한 의원들의 말이
따뜻한 젖을 바로 눈에 쏘아 넣으면 더욱 좋다고 하였네.
무양이라는 곳이 천리나 되어 멀기는 하지만
한 줌의 황연은 가서 가지고 올 수가 있다네.
그런데 여인네가 있는 방은 아무리 가까운데 있어도
미인의 아리따운 가슴, 어찌 능히 데려올 수 있을까?
아하! 애달프다.
어찌하면 저 부드러운 살결을 가까이 하여
따뜻한 젖을 눈에 쏘아 이 눈병 낫게 할 수 있을까?
이 노래 읊다가 보니 노래의 내용, 호탕하기는 하지만
인간 세상 생각해 보면 복잡하기만 하지.
곱고 추한 이 세상 모든 것들, 분별하기 위하여
늙은 이 나이에 눈병은 꼭 고쳐야 될 필요가 있을까?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세상을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이.
<原文>
『余眼病方劇考諸方書黃連細切作膏和乳可治眼疾云累日試之無甚效矣黃連一名玉連仍作雙玉膏歌呈東關以博一粲』 趙花川
玉連上品生巫陽 味苦性寒形貫珠 何處玉人生玉童 香乳粉汗光敷腴
兩味攪勻合爲膏 一宿完如膠漆投 命名雙玉豈無意 經言眼病漸可瘳
昨日今日方試用 神農豈欺嗟無效 又聞古昔名醫言 溫乳射眼尤精妙
巫陽千里雖遠路 一把黃連自可至 洞房雖是咫尺間 美人繡臆誰能致
嚱噓噫
安得致身溫柔鄕 酥胸緊貼療雙眸 短歌吟來歌意豪 人間分別徒粉糅
物色從敎自姸蚩 衰年眼疾何須醫 收視反觀嗟可宜

<2>
그러자 서장관으로 같이 갔던 임뇌지(任賚之.1586-?, 호는 三山)이 그 시의 운을 빌려서 시를 지었는데, 자신이 모시고 온 상관인 만큼 먼저 살짝 시가 잘 됐다고 칭찬을 해 주면서 눈병을 고친다고 여자 적가슴을 생각하니 평소에 너무 여색을 탐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며 슬쩍 가시가 있는 말을 한다;

종놈이 상국(조즙을 높혀 부르는 말)의 시, 가져왔는데
시, 전체가 온통 주옥같은 문장으로 가득하였네.
병든 이 사람, 병상에서 어두운 눈을 닦으며 읽고
그 시의 맛을 음미하다 보니 뱃살이 쭈그러짐을 느꼈네.
노래 속에 스민 뜻 평범할까마는
황연(黃連)과 모유는 섞이어 약 기운을 내는 것이지.
이것이 이른바 쌍옥고인데
병이 난 눈에 바르면 특별한 효과가 있다고 하였지.
한스러운 것은 상국께서 너무 속히 낫기를 바라는 것
며칠만에 신기로운 효과를 얻지 못함을 알아야 하지.
금시 낫다가 금시 아픈 것이 더 큰 걱정,
병의 뿌리를 뽑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걸.
이 세상 모든 일, 모두 이와 같은데
쉬운 것은 그냥 흘러가는 시간뿐이지.
점진적으로 치료하고 때에 알맞게 사용하면
눈도 나을 수 있고 수명도 오래 누릴 수 있는 것.
따뜻한 젖가슴에 눈을 대고 싶단 말, 참으로 우스워,
이런 방법은 병든 눈을 낫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듣자니 눈병은 여색을 가까이하는 데서 생긴다고 하는데
이 말은 정신의 혼란에서 눈병이 온다는 뜻이 아닐까?
상국께서 부른 쌍옥고가를 한번 부르고 세 번 감탄하며
인간은 어리석은 욕망에서 깨어나야 된다고 생각하였네.
쌍옥고는 눈을 밝게 해 줄 수 있는 것이고
내가 지은 쌍옥고가 또한 상국의 병, 고쳐 줄 것이니.
쌍옥고나 쌍옥고가가 둘 다 서로 어울려야지.
<원문>
『次花川眼疾雙玉膏歌』 任三山
蒼頭來視相國詩 滿紙璨爛摛璣珠 病夫床上刮昏眵 翫味還能忘腹腴
歌中有意豈尋常 爲感玉連玉乳相浸氣相投
雙玉合來用何處 塗之病眼無不瘳 第恨相國望太速 數日猶難見神效
乍瘳乍痛此深患 決去根柢方是妙 世間萬事亦如斯 容易從來旋秋至
治之以漸用以時 眼可瘳兮壽可致 堪笑緊貼酥胸語 此道知非瞭病眸
吾聞眼疾由好色 女寵無乃神粉糅 雙玉膏歌一唱 三歎頓覺蘇蚩蚩
玉膏能令眼明兮 歌亦沈痾醫 膏兮歌兮兩相宜

<3>
그러자 조즙보다 먼저 북경에 와 잇던 주문사의 정사인 이경정이 두 시에 대한 답시를 썼는데, 이 또한 조즙에 대해 슬쩍 놀리고 있다;

하느님께서, 공연히 여색을 좋아하는 그대를 벌주려고,
두 눈동자에 병을 내려 주었지.
옛날 의원이 금 빗으로 눈동자의 병 기운을 벗기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은
눈동자에 씌운 단단한 병 기운이 마치 기름처럼 달라붙었기 때문이었다네.
공은 왜 부드러운 젖가슴만을 함부로 생각는가?
이것은 마치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들어가는 것과 같지.
곧바로 불에 타 죽지 않는 것만도 다행스러운 일
공의 눈이 낫지 않는 것을 괴이히 여기지 말게나.
나에게 한 가지 처방이 있는데, 그 이름은 환정(還睛)이라고 하지
바라건대 공이 한번 시험해 보면 좋은 효과를 볼 것일세.
인간이 태 속에 생겨날 때, 눈이 먼저 만들어지는데
육체의 기관 중에 눈이 모든 신비를 감추고 있지.
오색(五色)에 눈이 멀었다고 한 노자(老子)의 말은,
마음속의 허물은 바깥에서 끌어들인 것이라는 뜻이지.
지난 해 이 북경으로 오는 동안 화장한 여인네가 많아
공의 병은 바로 거기서 스스로 끌어들인 것이었네.
공은 욕심을 버리고 큰 경지에서 바라보게나
신비스러운 빛은 반드시 거기서 돌아오리.
처방하는 약도 본래는 바깥에서 만들어진 것
황연(黃連)과 유액(乳液)을 굳이 섞을 필요도 없다네.
그대는 저 중국 진(秦)나라의 신비스러운 거울이 티끌 하나 없어서
사람의 내장을 비추어 보이기를 마치 얼굴이 곱고 미운 것을 나타낸 것처럼 했다는 말 듣지 않았나.
하기야 이 병은 꼭 고쳐야할 필요도 없긴 하지
어둠 속에서 마음으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 또한 그럴 듯하지.
<원문>
『花川患眼疾作歌見遺意甚豪放戱次其韻兼呈兩大監云』 李敬亭
天公嗔君悅色空 昏花故着雙瞳珠 金篦妙刮未試手 睫內頑膜如脂腴
公胡妄想戀酥胸 譬如將薪火中投 直不焚身是幸耳 無怪公之眼不瘳
我有一方號還睛 請公試之良得效 大抵稟胎眼先具 一身于此藏神妙
五色盲人語不虛 侵蝕多因外誘至 嘉陵一路饒脂紛 公病自致非人致
請公寡欲運內視 神光返照明雙眸 方藥原來外物爾 黃連乳液煩和糅
君不見
秦臺神鏡無塵垢 燭人肝膽如姸蚩 雖然此病不須醫 閱人矇朧還亦宜
*敬亭集 : 閱人矇朧自有味 看字昏澁尤宜懶 本山谷老人詩

<4>
이렇게 사신들이 글 자랑을 하자 이경정의 바로 밑에 있던 백사 윤 훤도 질 수 없다는 듯 금방 시를 지어낸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일곱 개의 구멍을 부여해 줄 때
눈은 빛을 밝혀주는 구슬로 만들어 주었지.
여러 색깔을 구분하지 못할까 진실로 두려운데
그대의 생각은 오로지 감각적 쾌락만을 살찌우려는 것.
그대는 무엇 때문에 눈병이 났겠나?
화타나 편작 같은 명의도 별 수 없다네.
저 신농(神農)씨가 약초를 시험하여 약을 만든 것을 그대도 알아
옥연과 젖을 섞어 눈병을 고치려고 하였지.
오로지 미끄럽고 부드러운 것만을 그리워하여
여자의 젖가슴에 눈을 댄다고 곧바로 낫겠나?
헛된 생각 어지러운 정신은 진기(眞氣)만을 손상시킬 뿐,
저 장자의 말대로 마음을 비우는 것이 상책이라네.
해와 달은 하늘에 있어서 두 눈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음과 양이 서로 부딪히면 일식이나 월식이 생기는 것.
하물며 인생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몸인데
본성을 해치는 것은 여자를 너무 가까이 하는 일이지.
공께서는 어찌하여 여색의 폐단은 생각지 않고
금 빗이 없어서 눈병을 긁어내지 못함만 한탄하는가?
병을 낫게 하는 진리는 욕망의 깊고 옅음에 따른 것
백가지 약이나 천가지 방법은 모두 헛된 일이지.
그대는 동작대에서 영화를 누리던 조조도 죽을 때 처첩들에게 향을 나누어주며 슬퍼하던 것을 보지 않았나?
겉으로 나타난 미인은 어리석은 자가 많은 법
자신을 괴롭히는 병을 모두 털어 버리고
총명한 눈과 귀로 세상을 보는 것이 남자로서 마땅하지.
<원문>
『次』 尹白沙
洪鈞賦與七竅具 在人眼爲光明珠 五色能盲誠可怕 老君斯言味道腴
公因何事病阿睹 日思和扁良劑投 神農百草君相分 玉連乳液爲能瘳
油然戀切軟如酥 若貼花胸卽收效 胡思亂想足損眞 死灰枯木方至妙
日月行天作兩目 陰陽相薄蝕乃至 況此人生血肉身 伐性多因雙斧致
公胡不諒慕色蔽 恨乏金篦能刮眸 天機嗜欲互深淺 百藥千方空雜糅
君不見
銅雀分香老瞞悲 眼中美人多姸蚩 不如康濟一身醫 耳目聰明男子宜

<5>
요는 조즙이 여자 젖가슴에서 나오는 젖 얘기를 꺼내자 마침 잘 되었다는 듯 온갖 조롱과 익살을 떠는 것이다. 조즙이 이런 비난에 대해 답시를 짓는데 이번에는 시 제목부터 보자면;
-나의 눈병에 대한 시에 대하여 동관의 여러분들의 의논이 하도 분분하기에 다시 전에 쓴 운을 가지고 한 수 더 지어 보냄


여색을 좋아하는 것은 천성이 어진 이나 어리석은 자나 똑 같은데
복숭아 빛 붉은 얼굴에 앵두 같은 입술을 가진 여자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여색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어진 이를 가까이하라고 한 것은 공자님의 제자 자하(子夏)의 말인데
훌륭하기도 하구나 이 말씀, 뱃속에 기름을 치는 듯하군.
윤 백사나 빙천(이민성) 당신들은 무엇을 생각하기에
감히 망령된 생각과 말로 나를 놀리는 것이요?
남자는 순수한 양기를 가졌으므로 발동하기가 쉬운데
그런 본성을 너무 억누르는 것도 병을 어렵게 만든다오.
부드러운 젖가슴에 흘러나오는 젖은 그 맛도 좋은 것
은밀히 치료하는 방법이 신기한 효과를 거둔다오.
눈병도 간과 신장의 열에 의하여 발생된 병인데
감정의 답답함을 밖으로 쏟아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오.
당신네들은 보지 못하였오?
저 상고시대에 지었다는 <삼원연수기(三元延壽記)>라는 책을.
사람이 욕망을 함부로 끊으면 안 된다고 한 것은 지당한 말이었오.
만일 여자를 가까이 하는 것이 병의 근원이라면
관청에 소속된 기생은 데리고 살지 말아야지.

지난 가을 제(齊)나라 땅을 지나오던 나 자신을 돌이켜보니
젊은 기운이 감도는 얼굴에 두 눈도 밝았었지.
황제가 사는 이 고장에 머물면서 정성을 들이다보니
이 몸에는 백가지 병이 어지러이 달려들었다네.
병을 고치는 방법을 아는 데는 내가 본래 미숙하다지만
윤백사나 빙천 자네들도 참으로 졸렬한 의원이군.
이석루 대감에게 말을 묻노니
누가 잘못이고 누가 잘한 것 같소이까?

<원문>
『諸丈詩論議崢嶸故爲激之再用前韻』 趙花川
悅色性也同賢愚 桃腮況復粧櫻珠 賢賢易色卜子夏 旨哉斯言勝腹腴
白沙氷川何在流 敢將妄想言來投 男子純陽喜發動 屈心抑志病難瘳
酥胸玉液味更好 秘臺要訣收神效 眼病亦由肝腎熱 暢情紆鬱斯爲妙
君不見
上古三元延壽記 慾不可絶言之至 若道脂粉是病根 官婆館姬能無致(덧말:白沙房妓乃嘉平官婢)
聊憶齊山去年秋 韶華滿面雙明眸 如何帝里長齋日 一身百病難粉糅
通方識味我本蚩 白沙氷川誠拙醫 寄語石樓老相公 何者爲非何者宜

<6>
자신에게 여색 운운하며 비꼬는 시를 쓴 백사 윤 훤이 당시 관기를 데리고 살고 있는 것을 은근히 비꼬며 너희들만 도덕군자인 체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자 서장관인 경영 이민성이 여기에 대해 시를 지어 보내는데;
-화천이 다시 보낸 글을 보면 병 고치기를 싫어할 뿐만 아니라 병 될 일을 약으로 삼으려고 하니 몸이 상할까 두려워 그의 운으로 시를 써서 주고 또한 스스로 깨우치는 계기를 만들려고 한다

훌륭한 사람은 욕심이 없으므로 오래 사는 법
마음은 맑고 깨끗해 부처님의 마니주(摩尼珠) 같다네.
더럽고 혼탁한 것이 어찌 외부로부터 물들 수 있겠는가?
신기로운 총명은 자연히 늘 마음속을 살찌우는 것.
그대는 어째서 칼을 뽑아들고 내 말에 성내어 달려드나?
우스운 것은, 밤에 빛이 난다는 야광주는 어둠을 그냥 버려 두지 않는 것일세.
입에 쓴 것이 예로부터 병에 좋다고 하였는데
약을 먹을 때 머리가 핑 돌도록 쓰지 않으면 병이 어찌 낫겠는가?
독약이라는 짐, 약을 마시며 몸이 편하기를 바란다면 그 화는 반드시 커지는 것
어찌 병에 효과만 없을 뿐이겠는가?
나는 듣자니, 눈은 신장(腎臟)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곧 눈은 마음을 표현하는 신비한 문으로 여러 오묘한 것을 꿰뚫어 본다는 뜻이지.
날리는 지푸라기가 들어와도 참기 어려운데
하물며 칼날이나 도끼를 가지고 날마다 헤치는 것이겠는가?
불교의 교리에 의하면 공(空)이 색(色)이고 색이 공이라고 하였으니
공과 색은 본래 다른 것이 아니라네.
잘 생긴 미인이 사람을 해치고
미인의 웃음 속에 칼이 있어서 눈동자 속에 감추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가?
요염한 자태와 아름다운 치장이 보배일 수 없는 것
육체라는 가죽 속에 더러운 피가 섞여 있을 뿐일세.
선비란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멀리서 살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병을 속이고 의원의 치료를 싫어하는 구나.
저 유명한 의원인 유부편작(兪附扁鵲) 같은 이들의 말도 마치 물로 돌을 치듯 소용없게 되니
불쌍하다고 말하는 것이 도리어 마땅하겠네.
<원문>
『花川再投非徒忌醫以病爲藥恐傷醇懿依韻擧似兼用自警』李敬亭
*敬亭集:花川爲黃連點眼要得嘉陵人之玉乳和藥故云云
至人無欲故長生 胸中瀅如摩尼珠 濊濁安能妄外染 神明自然常內腴
公胡按劒怒我言 自笑夜光非暗投 苦口從來利於病 藥不瞑眩何由瘳
飮鴆求安禍必大 豈但施之無功效 吾聞眼者腎之竅 發爲神門貫衆妙
飛糠蹔眯尙難忍 況乃斤斧朝朝至 空卽是色色卽空 空色本來無異致
不悟尤物戕賊人 笑中有刀藏於眸 妖姿佳治安足珍 革囊膿血相雜糅
士之耽兮氓之蚩 嗟哉諱疾而忌醫兪扁之言水擊石 雖謂不祥還亦宜(덧말:革囊膿血用釋氏語

<7>
그러자 애초 이 시를 써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보려 한 조즙도 사신들이 모조리 자신에 대해서만 창을 겨누니 약간은 화가 난 모양이다. 답시의 제목을 길게 붙여서 일단의 소회를 피력한 뒤에;
-지금 빙천이 다시 시를 보내어 내가 편견에 치우쳐서 깨닫지 못함을 가엾이 여겨 자상히 깨우쳐 주었는데 그는 내가 마른 나무를 등에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것 같고, 독약을 마시며 건강하기를 구한다고 끝까지 충고하였다. 이와 같이 그는 남의 잘못을 바로잡아주기 위해 간곡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나는 그들이 쓴 운을 가지고 다시 시를 지어 빙천에게 보내어 가르침을 구한다. 그리고 내가 비록 재물과 여색에 대한 경계를 하라는 충고를 받았지마는 나는 늘 그를 존경하는 바이다. 그런데 내가 어찌 그의 충고를 꺼리겠는가? 지금 내가 시로써 쓰려는 것은 오만한 자가 되어 나에게 진심으로 충고해준 여러분들의 당연한 의논에 반대함으로써 그 의논의 당연성을 더 분명히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빙천의 의논과는 억지로 같이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도 밝혀둔다

빙천의 어리석음은 도저히 내가 당할 수 없으이.
금년에 그 어리석음을 사는 데 얼마만큼의 구슬을 썼나?
게다가 보내준 시는 나에 대한 충고이고 교훈으로
그 말의 근원은 중국에서도 가장 험하고 높다는 삼협(三峽)의 물이 쏟아지듯 거침이 없군.
이렇게 훌륭한 시를 보내준 것은 얼마나 감사한지,
그 시를 읊고 나니 나의 두통이 다 나음을 깨닫겠네.
문장이나 도학이야 공이 본래부터 훌륭한 줄 알지만
어느 겨를에 음력 섣달에 만든 납약(臘藥)이 병에 효험이 많다는 것을 배웠다는 말인가?
금 빗으로 병든 눈동자를 벗겨내었다는 옛사람의 말은 참으로 귀에 번쩍 들리는 말일세,
그래서 나는 그 말을 옷깃에 새겨 기록하려고 하네.
신선이 돌을 갈아 약을 만들었다는 말과 같이, 나에게 약이 될 만한 공의 말은 너무 지당하여,
그 말의 유래를 따지기 전에 우선 그 정성에 감동했네?
옛날 진(晉)나라의 저계야(?季野)는 마음 속으로 나라의 인물들을 평가하였다고 하는데.
그와 같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데야 눈이 어둡다고 해로울 게 있겠는가?
속세에 눈을 돌리면 모두 지저분한 것들뿐인걸.
차라리 아무것도 못 보는 어리석은 백성이 되고 싶다네.
속된 나의 성품은 이미 고질이 되어 고칠 수가 없는 것,
한산한 지위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어도 그것을 나의 분수로 여기려네.
<원문>
『今奉氷川再投深恐鄙生執迷不悟諄諄善諭以將薪投火飮鴆求安爲終始焉其爲人謀忠之意藹然之表再三叩諭之餘謹用其韻錄似淸案求敎鄙生雖蒙財色之戒粗嘗私淑之矣況忌醫乎今乃云云始爲涯岸者益欲激夫諸老之意終聞歸及至當之論也亦氷川立論不可苟同之意也鶴膝體』 趙花川
氷川之愚不及愚 今年買獃費幾珠 況復來詩苦而腴 詞原已倒三峽流
何幸不惜瓊琚投 讀罷方知頭痛瘳 文章道學公能好 奚暇殘臘醫方效
還睛刮目言其妙 我欲書紳以爲記 藥石公言味深至 公言有自豈無致
季野皮裡自陽秋 觀心何害昏雙眸 側耳塵寰多雜糅 無寧任作氓蚩蚩
俗性已痼不可醫 投閑置散分之宜

이렇게 중국 사신들의 시를 통한 기지와 지식과 창작능력의 대결은 이경정의 답시로 하번 더 이어지지만 이러한 치열한 문학적인 대결을 보면 새삼 옛 사람들의 지식의 깊이가 보통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들은 조선이나 중국의 옛 사람들의 글이나 일화, 고사, 역사 등을 훤하게 꿰고 있으면서 언제고 인용할 수 있었고, 그러면 상대방도 그 뜻을 알아듣고 즉시 대응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사신들을 대신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외교관들은 과연 저처럼 문학과 역사, 과학 등 다방면에 풍부한 지식과 유머를 갖고 있을까? 옛적 우리의 사신들은 중국이라는 큰 나라에 가서 화제를 배알하기 위해 미리 무릎으로 기어서 가서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수모를 당하는 어려움 속에서 나라의 생존을 위해 온갖 기지와 변설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날 우리의 외교관들은 어떨까?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하겠지만 외교적인 지식만이 아니라 폭넓은 교양과 풍부한 지식으로 상대국을 감복시키거나 휘어잡을 수 있을까?

**도서출판 현암사에서 나온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 글 백가지'라는 책을 펴낸 조면희 씨는 오랜 세월 민족문화추진회에서 추진한 <조선왕조실록>의 번역에 매진해 온 드문 한학자로서, 최근에는 옛 선인들이 남긴 필기체 한자인 초서(草書)를 연구하면서 홈페이지( http://www.choseo.pe.kr/tt.htm)를 개설하고 본인의 연구성과를 일반에 전해주고 계신다. 조면희 선생은 이런 연구과정에서 14대조인 화천공 조즙과 관련된 글을 뽑아 번역한 뒤에 이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글은 여기서 대부분 인용했으며, 조면희 선생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출처] 눈병은 아리따운 여자의 젖을 바르면 낫는다는데|작성자 동산 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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